고윤정, 한없이 선명한 배우 [고윤정 화보 및 인터뷰, 보그]
2023년 2월 26일 보그에 공개된 고윤정 화보 및 인터뷰이다. 배우 고윤정은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시즌2와 3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녀는, 최근 “넷플릭스 메인화면에 내가 나왔다는 게 신기했어요”라며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오랜 촬영과 편집, CG 작업을 거쳐 탄생한 결과물을 보며 마침내 실감이 났다는 그녀의 말에는 설렘과 감동이 묻어났다.

극 중 고윤정은 천식을 앓으면서도 타인을 돌보는 간호사 박유리 역을 맡았다. 비록 중후반부 등장했지만 묵직한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캐릭터의 서사를 스스로 상상하며 접근한 그녀는 “아팠던 기억이 사람을 더 돌보게 만들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극 중 유리는 자신이 겪은 아픔을 다른 이를 위한 행동으로 전환시킬 줄 아는 인물이었다. 고윤정은 그러한 내면의 흐름을 진중하게 풀어내며 극의 중심에 섰다.

고윤정의 연기는 외형적인 표현보다도 목소리의 톤과 말투에서 묻어나는 단단함으로 빛난다. 오디션 당시 여러 캐릭터 리딩을 거쳐 박유리라는 인물을 맡게 되었고, 이 역할에 다나까체 말투를 설정한 것도 그녀의 선택이었다. 말의 흐름이 간결하고 정제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이 말투는, 유리라는 인물을 더욱 강인하게 보이게 했다. 대사의 양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감정의 결을 담아내는 데 집중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살아남았으니까 사람답게 살아야죠”라는 유리의 대사는 고윤정에게도 오래 남았다. 괴물과 인간 사이의 경계에서 ‘사람답게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그녀는 “보이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삶, 그런 것이 사람다운 거 아닐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단순한 대사를 넘어, 그녀의 철학이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연기자의 길을 걷기 전, 고윤정은 미술을 전공하던 대학생이었다. 친구 따라 간 광고 모델 촬영이 계기가 되어 연기를 시작한 그녀는, 언젠가부터 하루에 영화 서너 편을 챙겨보는 삶을 살게 되었다. 그렇게 빠져든 연기의 세계는 그녀의 생각을 확장시키고 가치관을 흔들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계속 탐색하고, 때로는 연기를 통해 나를 들여다볼 수 있어요. 그래서 연기는 오히려 치유가 되죠.”

그녀는 최근 운동과 베이킹에도 푹 빠져 있다. 이시영 배우를 동경하며 열심히 체력을 기르던 중, 어느새 마들렌을 100개씩 구울 만큼 베이킹에도 진심이 되었다. 요리가 감각이라면 베이킹은 과학이라는 말처럼, 정확한 비율과 온도에 맞춰 결과가 달라지는 그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녀. 어릴 적 입시 미술에 매달리던 집중력과 집요함이 고스란히 이어지는 듯하다.
차기작 <로스쿨>에서는 전예슬이라는 또 다른 인물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유리와는 전혀 다른 밝고 유쾌한 캐릭터로, 그녀는 이 간극을 통해 배우로서의 변신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얘가 걔였어?’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싶어요. 그게 제가 바라는 최고의 칭찬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