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여신 송혜교의 펜디 화보, 보그 홍콩 3월호
3월호 커버|송혜교: “다양한 작품과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설렘이야말로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데뷔한 지 어느덧 30년이 가까워진 송혜교는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캐릭터에 도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고,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복수에 나선 여교사 역할을 맡아 큰 찬사를 받았다. 이 작품으로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생애 첫 TV 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의 새로운 정점을 찍었다. 이번에는 짧은 헤어스타일로 VOGUE Hong Kong 커버를 장식하며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2020년 12월, 그녀는 처음으로 VOGUE Hong Kong의 커버를 장식했다. 그 당시 인터뷰를 되돌아보면 특히 인상 깊었던 말이 있다. “특별히 선호하는 캐릭터 유형이 있다기보다는, 스릴러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던 그녀의 바람이 현실이 되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로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쥐었고, 최근에는 오컬트 영화 구마 흑수녀 Dark Nuns에 출연해 또 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이러한 변화는 그녀가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녀는 “사실 더 글로리 이전에도 스릴러 장르의 작품을 맡을 기회가 있었지만, 여러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마도 내가 로맨스 장르에서 사랑받아왔기 때문인지, 주로 그런 역할의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할 때의 설렘이야말로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진짜 원동력이다.”

VOGUE HK 인터뷰
Q. 영화 검은 수녀들 개봉과 동시에 흥행에 성공했어요! 이 작품과 ‘유니아 수녀’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촬영을 하면서 특별히 느낀 점이 있다면요?
A. 유니아 수녀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지만 동시에 강한 신념을 지닌 인물이에요. 삶에서 마주하는 여러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에 대해서는 결코 흔들리지 않아요. 그녀는 사람의 본성을 믿으며, 교회의 규율을 어기는 일이 있더라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죠. 저는 그런 점에 끌렸어요. 심지어 악령과 맞서 싸울 때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보이죠(웃음).
저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였기 때문에 더욱 매력을 느꼈어요. 그녀를 연기하면서 단순히 역할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마치 실제로 그녀가 된 듯한 경험을 했어요. 특히 자기희생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나는 절대 못할 것 같아’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나라면 이 상황에서 같은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공감이 생겼어요.

Q. 촬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A. 마지막 며칠 동안 진행된 구마 의식 장면이 가장 힘들었어요. 촬영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기도 했고, 체력을 많이 소모해야 하는 장면이라 쉽지 않았죠. 그래도 감정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연기가 부드럽게 나왔어요. 사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구마 장면이었어요. 한 번도 시도해 본 적 없는 연기였기 때문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Q. 곧 공유 배우와 함께 넷플릭스 드라마 Show Business에 출연한다고 들었어요. 어떤 작품인가요? 그리고 맡은 캐릭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줄 수 있나요?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Show Business는 1960~80년대 한국 연예계를 배경으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에요. 저는 ‘민자’라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누구보다 강한 내면을 가지게 된 인물이에요. 힘든 환경 속에서도 한국 음악계의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뛰어드는 캐릭터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굉장히 기대돼요.

Q. 예전부터 40대의 삶을 반영한 코미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여전히 그런 생각이 있나요?
A. 풀하우스를 촬영할 때 정말 즐거웠어요. 표민수 감독님이 즉흥 연기를 많이 시도하게 해주셨고, 덕분에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죠. 이후로는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를 찍지 않았어요. 만약 현실적인 40대의 삶을 그린 재미있는 코미디 작품이 있다면 꼭 도전해 보고 싶어요.

Q. 40대가 되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A. 20대와 30대를 거쳐 지금의 제가 만들어졌어요. 시간이 흐르는 것이 두렵지 않아요. 물론, 외모를 중요하게 여기는 직업이다 보니 자기 관리는 필수지만요(웃음). 40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거예요. 매일의 평범한 하루가 너무나 감사하게 느껴지고, 그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야말로 40대의 가장 큰 축복인 것 같아요.

Q. 연기한 캐릭터 중 현실에서 친구가 되고 싶은 인물이 있나요?
A. 모든 캐릭터를 사랑하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의 ‘주준영’과 친구가 되고 싶어요. 그녀는 솔직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에요. 해맑고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

Q. MBTI 유형이 무엇인가요?
A. INFJ인데, 많은 사람들이 저를 ‘T(사고형)’에 가깝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상황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지긴 하지만, 감성적인 면도 많아요. 연기를 할 때는 특히 더 그렇죠.

Q. 연기 외에 즐기는 취미가 있나요?
A. 연기 자체가 제게는 매우 충만한 경험이고, 항상 도전이 필요해요. 그래도 시간이 날 때면 그림을 그려요.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기보다는, 그림을 그릴 때 몰입하는 그 순간이 좋아요. 다른 생각이 들지 않고 오롯이 집중할 수 있어서 정말 편안한 기분이 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