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을 밝히는 ‘김혜윤의 동화’, 현실을 잠깐 내려놓는 방법

런던을 밝히는 ‘김혜윤의 동화’, 현실을 잠깐 내려놓는 방법

배우 김혜윤의 싱글즈 8월 호 화보 이미지, 김혜윤이 착용한 제품은 드레스 비뮈에트, 스니커즈 MLB. 선재업고튀어 김혜윤, 임솔, 김혜윤, 변우석,

김혜윤의 런던은 관광지 엽서처럼 반듯하지 않다. 대신 한 장면씩 번지는 수채화 같다. 빅벤의 초침이 움직이는 것만 봐도 즐거웠다는 말, 작은 골목의 소품숍과 굿즈숍을 더 좋아한다는 취향, 계획을 틀어지게 만드는 변수를 “여행이 싫어질 정도로” 힘들어했던 고백까지. 이 인터뷰는 ‘여행기’라기보다, 혜윤이라는 사람의 속도를 기록한 동화에 가깝다.

처음 런던에 왔다는 사실부터 이미 약속 같았다. 지난번엔 “기회가 된다면 런던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거짓말처럼 지금 런던에 있다는 말. 그리고 버킷리스트는 꽤 뚜렷하다. <해리포터>와 <셜록 홈즈>를 찍었던 장소에 직접 가보는 것. 화면 속 세계가 현실의 돌바닥과 바람, 빛으로 바뀌는 순간이 좋았던 거다.

배우 김혜윤의 싱글즈 8월 호 화보 이미지, 김혜윤이 착용한 블랙 슬리브리스 톱과 스커트, 컴프스 모두 오즈세컨. 선재업고튀어, 김혜윤, 임솔, 김혜윤, 변우석, 선재, 류선재. 선재솔
배우 김혜윤의 싱글즈 8월 호 화보 이미지, 김혜윤이 착용한 화이트 블라우스와 화이트 백은 루에브르, 이너 원피스는 미아델라. 선재업고튀어, 김혜윤, 임솔, 김혜윤, 변우석, 선재, 류선재. 선재솔

하지만 동화는 늘 화려한 장면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14시간이 넘는 비행에서 혜윤은 “밥 한 숟가락 먹고 잠들고 또 잠들어” 승무원이 여러 번 깨웠다고 한다. 심지어 이륙하기도 전에 잠들어 목적지까지 가버린 적도 많다니, 런던의 첫 장면은 ‘낭만’보다 ‘수면’이 먼저였던 셈이다. 이상하게 솔직해서 더 귀엽다.

혜윤이 여행을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예전엔 소속사가 없어 스케줄을 혼자 정리해야 했고, 갑자기 촬영이나 오디션이 잡히면 계획 자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미리 비워두고 떠나는 ‘진짜 여행’을 많이 못 해봤다고. 그런데 일을 하며 해외를 가거나, 작품 끝내고 친구들과 떠나보니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들고, 이제 막 여행의 재미를 알아가는 중이라고 말한다. 마치 늦게 발견한 취미가 더 깊게 스며드는 것처럼.

배우 김혜윤의 싱글즈 8월 호 화보 이미지, 김혜윤이 착용한 제품은 드레스 비뮈에트, 스니커즈 MLB. 선재업고튀어 김혜윤, 임솔, 김혜윤, 변우석,
배우 김혜윤의 싱글즈 8월 호 화보 이미지, 김혜윤이 착용한 제품은 드레스 비뮈에트, 스니커즈 MLB. 선재업고튀어 김혜윤, 임솔, 김혜윤, 변우석,

여행 스타일도 단정하게 정의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가면 친구들 의견을 따르고, 휴양지라고 해서 꼭 액티비티를 해야 하는 타입은 아니라고. 대신 도시로 가면 랜드마크나 포토스팟보다 작은 골목, 소품숍, 굿즈숍 쪽으로 마음이 쏠린다. “내 취향에 맞는 곳 위주”라는 말이 혜윤을 설명한다. 남들이 찍는 인증샷보다, 내가 좋아서 오래 머무는 풍경이 중요한 사람.

MBTI에 J 기질이 있지만, 여행에서는 주도하기보다 즉흥을 연습 중이라는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다. 예전엔 교통비부터 메뉴까지 세세하게 짰는데 변수가 생기면 그 자체로 너무 힘들어져서, 여행이 싫어질 정도였다고. 그래서 요즘은 완전한 P가 되진 못해도 “가고 싶은 장소 목록 정도”만 만들어두고, ‘내가 정한 바운더리 안에서의 일탈’을 허용한다고 한다. 즉흥을 무작정 찬양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울타리를 먼저 세우는 방식. 현실적인 성장이다.

배우 김혜윤의 싱글즈 8월 호 화보 이미지, 김혜윤이 착용한 제품은 드레스 비뮈에트, 스니커즈 MLB. 선재업고튀어 김혜윤, 임솔, 김혜윤, 변우석,
배우 김혜윤의 싱글즈 8월 호 화보 이미지, 김혜윤이 착용한 제품은 드레스 비뮈에트, 스니커즈 MLB. 선재업고튀어 김혜윤, 임솔, 김혜윤, 변우석,

이번 런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빅벤을 꼽는다. 정각 종소리를 듣기 위해 30분을 기다렸고, <해리포터> 호그와트 종소리가 빅벤에서 녹음됐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었기에 더 특별했다. “웅장한 시계탑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는 말이 참 혜윤답다. 거창한 이벤트보다 ‘기다림’과 ‘관찰’로 행복해지는 타입.

그리고 이제 런던의 페이지를 덮고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7월 13일 서울 팬미팅을 시작으로 일본 팬미팅도 계획돼 있고, 서울은 전석 매진 소식까지 들려왔다. 팬미팅에서 춤이 빠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마음만은 멋진 춤을 추고 있는데 몸이 마음을 따라가주질 않는다”고 솔직하게 웃는다. 대신 팬들의 사랑에 부족하지 않게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혜윤의 약속은 언제나 ‘완벽’이 아니라 ‘성실’ 쪽이다.

배우 김혜윤의 싱글즈 8월 호 화보 이미지, 김혜윤이 착용한 제품은 드레스 비뮈에트, 스니커즈 MLB. 선재업고튀어 김혜윤, 임솔, 김혜윤, 변우석,
배우 김혜윤의 싱글즈 8월 호 화보 이미지, 김혜윤이 착용한 제품은 드레스 비뮈에트, 스니커즈 MLB. 선재업고튀어 김혜윤, 임솔, 김혜윤, 변우석,

배우로서의 이야기로 들어가면, 혜윤은 해답을 “일상 모든 곳”에서 찾는 사람이다. 주변을 관찰하고, 영화와 드라마를 유심히 보고, 연기 선생님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답을 구한다. 촬영장에서 자신감이 흔들릴 때는 대학 시절 교수님의 말, “못하는 부분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를 떠올린다. 잘하려는 마음이 오히려 긴장을 키울 때, “난 이 부분이 약하니까 그냥 저지르자. 무리하지 말고 후회 없이 해보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멋있게 포장된 의지가 아니라, 실제로 쓸 수 있는 ‘기술’처럼 들려서 더 설득력이 있다.

경쟁에 대한 태도도 단단하다. 연기자를 꿈꾸던 순간부터 비교와 경쟁은 늘 있었고, 그때마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믿고 사랑하는지”였다고 말한다. 스스로를 믿으면 굳이 뽐내지 않아도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문장. 조용하지만 강한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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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윤의 싱글즈 8월 호 화보 이미지, 김혜윤이 착용한 제품은 드레스 비뮈에트, 스니커즈 MLB. 선재업고튀어 김혜윤, 임솔, 김혜윤, 변우석,

혜윤이 꼽는 자신의 강점은 “웃음이 많다”는 것. 잘 웃으면 내적으로도 긍정 에너지가 생긴다고. 밝음이 단순한 성격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켜주는 습관처럼 읽힌다. 좋아하는 장르는 의외로 공포 영화. 평범한 29살 김혜윤의 취향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순간, 이 인터뷰의 온도가 더 살아난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은 “이만하면 됐다 하고 만족해버려 더 이상 성장을 바라지 않게 되는 때”라고 한다. 지금도 매일 성장하길 바라고,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 마음이 평생 변치 않길 바란다고.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이 ‘동화’여도, 결말은 현실에 붙어 있다. 런던에서의 설렘도, 팬미팅의 준비도, 연기의 고민도 결국 한 문장으로 모인다. 더 깊어진 김혜윤으로 다시 만나자고. 그 약속이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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