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와 브루노 마스, ‘APT.’가 히트가 되기 전엔 그냥 게임이었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 ‘APT.’가 히트가 되기 전엔 그냥 게임이었다

Rosé photographed on November 10, 2025 at Milk Studios in Los Angeles.

로제가 서울에서, 브루노 마스가 LA에서. 화면 너머로 만났는데도 두 사람의 대화는 이상할 만큼 가까웠다. 서로의 티셔츠가 우연히 “머천다이즈 맞교환”이 된 순간부터, 이 듀오는 이미 같은 리듬으로 웃고 있었다. 계획한 적 없는데 자꾸 맞아떨어지는 장면들, 그게 ‘APT.’의 시작점과 닮아 있다.

처음 만난 건 2024년 여름, LA의 스튜디오. 로제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질문을 쏟아냈고, 브루노는 그 태도에서 솔로로 나서는 사람 특유의 허기와 용기를 봤다. 거대한 그룹에서 나와 자기 이름으로 서는 일은 멋있는 동시에 무섭다. 그래서 로제는 배울 수 있는 건 다 배우려고 했고, 브루노는 그 솔직한 갈증을 귀엽고도 진지하게 받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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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는 거창한 콘셉트로 태어나지 않았다. 로제가 즐기던 술자리 게임을 “가장 설명하기 쉬운 방식”으로 꺼내 보여준 것이었다. 브루노는 그 단순함이 좋았고, 무엇보다 로제가 던지는 훅에서 묘한 마법을 느꼈다. 흔한 사랑 노래로 시작하지 않은 것도 마음을 흔들었다. 한 사람의 문화가, 말투가, 밤의 규칙이 그대로 멜로디가 되는 순간. 둘은 그 조각을 들고 “이 퍼즐을 같이 맞춰보자”는 쪽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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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역시 ‘아이디어 회의’라기보다 두 사람이 주고받던 농담의 아카이브에 가까웠다. “큰 별 모양 선글라스를 쓰자”는 메시지가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심이었고, 진심인 줄 알았는데 끝까지 농담 같았다. 웃다가 배가 아플 만큼 즐거웠다는 로제의 고백과 달리, 현장에서는 시간과 동선이 촘촘하게 조여오는 ‘조용한 전쟁’도 있었다. 노래를 느리게, 또 느리게 반복해 찍어야 했고, 아무도 아직 곡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모두가 “이게 되긴 되나” 싶은 믿음을 껴안고 움직였다. 그 믿음이 결국 화면의 질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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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가 세상을 건너가는 동안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역할이 달라졌다. 로제에게 브루노는 결정적인 순간에 등을 밀어준 응원군이자 조언자였고, 브루노에게 로제는 한국의 어떤 온도를 “설명”이 아니라 “경험”으로 건네준 친구였다. 그는 이제 자신이 “APT. guy”가 됐다고 농담하지만, 그 말 속에는 한 곡이 사람의 위치를 살짝 바꿔놓는 방식에 대한 인정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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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가 말하는 오래 살아남는 법은 의외로 소박하다. 매일 마법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받아들이고, 그래도 매일 스튜디오에 출근하는 것. 안테나처럼 서 있다가 ‘그 순간’을 잡을 준비를 하는 것. 로제는 그 과정을 통과하며, 음악이 사람들에게 무엇이 되는지 이제야 더 크게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거대한 기록과 트로피보다 더 현실적인 승리는, 둘이 어떤 작은 아이디어를 끝까지 붙잡아 노래로 완성했고, 사람들이 그걸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사실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결국 ‘APT.’는 두 사람의 비밀을 다 털어놓지 않는다. 대신 우리 귀에 “한 번만 더”를 남겨두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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