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불가리와 함께 드러낸 강인함과 솔직함의 얼굴

불가리 주얼리와 함께한 리사의 새 화보는 단순히 화려한 이미지 컷들의 나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게 만드는 기록에 가깝다. 무대 위에서 언제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록스타’의 얼굴 뒤에는, 약한 면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솔직한 사람이 있었다. 불가리의 아이코닉한 컬렉션이 리사의 손목과 목선을 따라 반짝일 때,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결국 주얼리보다도 그 안에 담긴 리사의 태도와 시선이다.

커버를 장식한 첫 장면에서 리사는 블랙 코트와 함께 불가리의 대표적인 컬렉션들을 레이어드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부채 모양 화이트 골드 펜던트에 다이아몬드를 풀 파베 세팅한 ‘디바스 드림’ 목걸이와 ‘세르펜티 바이퍼’, ‘비제로원’ 컬렉션의 반지와 팔찌들이 서로 맞물리며 하나의 아우라를 만들어낸다. 블랙 래커 다이얼이 돋보이는 ‘세르펜티 세두토리’ 시계까지 더해지면, 시간까지도 그녀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이다. 화려하게 빛나는 주얼리들 사이에서 리사는 과하게 힘주지 않은 표정만으로 장면의 긴장을 채운다.

촬영 컷이 바뀔수록 불가리 주얼리의 다른 얼굴이 리사의 스타일과 함께 드러난다. 루비와 다이아몬드가 조화를 이룬 로즈 골드 ‘디바스 드림’ 세트로 완성한 룩에서는, 조금 더 부드럽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살아난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골드 모자이크 다이얼의 시계와 세르펜티 팔찌가 동시에 레이어드되어도 전혀 과해 보이지 않는 것은, 평소 심플한 스타일링을 즐긴다는 리사의 취향 덕분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의상에 주얼리를 여러 겹 쌓아올리는 최근의 ‘맥시멀 레이어링’에 빠져 있다고 고백한 것처럼, 이번 화보 속 리사는 그 취향을 온전히 몸으로 보여준다.

인터뷰에서는 최근 근황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이야기가 차분하게 이어진다. 블랙핑크 월드 투어의 첫 3일 공연을 고향 태국에서 시작하며 받은 에너지, 무에타이를 모티브로 한 솔로 무대 의상 뒤에 숨은 스토리, 그리고 레드 카펫에서 불가리 세르펜티 주얼리와 함께했던 순간들에 대한 기억까지. 태국 출신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만든 무에타이 의상은 한국에서 홀로 연습생 생활을 버텨낸 자신의 ‘파이터 정신’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스팽글 뒤편에 태국 국기를 수놓은 마지막 날의 의상은, 그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잊지 않으려는 태도처럼 보인다.

연기자로서의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HBO 드라마 <화이트 로투스> 시즌 3에서 리사는 초호화 리조트의 건강 멘토 ‘묵(Mook)’을 연기하며 첫 연기에 도전했다. 꿈과 야망을 지녔지만 타인에게 친절한 인물이라서, 자신과 닮은 부분이 많아 비교적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투어를 다니며 호텔 직원들의 말투와 제스처를 유심히 관찰해두었다가 연기에 참고했다는 이야기는, 무대 위에서 뿐만 아니라 새로운 분야에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그의 태도를 보여준다. 완전히 다른 배경과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맡게 된다면 훨씬 긴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인다.

뮤지션으로서의 행보는 여전히 거침없다. 최근에는 사카구치 켄타로와 함께한 ‘Dream’ 뮤직비디오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줬다. 곡 발매 후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서야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이유는, 이 곡만큼은 언제가 되었든 반드시 영상으로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로살리아, 메건 디 스탤리언, 타일라 등 강렬한 여성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역시 모두 ‘팬심’에서 시작됐다. 추운 새벽, 수영복 차림으로 촬영해야 했던 현장에서 서로 “더 해도 된다”며 힘을 북돋아주던 순간은, 그가 왜 걸크러시 에너지를 가진 여성 아티스트에게 끌리는지 잘 보여준다.

첫 솔로 정규앨범 에서 리사는 ‘록시’, ‘써니’, ‘키키’, ‘빅시’, ‘스피디’라는 다섯 개의 자아를 꺼내 보여주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에고를 묻자, 그는 투어 중인 현재의 자신을 ‘Rockstar’에 가깝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무대 위에서의 강렬한 에너지와 무대 밖에서의 소탈한 모습 모두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여러 자아를 동시에 품은 사람처럼 보인다.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며 “멤버들이 옆에 있었기에 긍정적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돌아보는 대목에서는, 오랜 시간 함께 걸어온 팀에 대한 애정도 느껴진다.

흥미로운 점은, 글로벌 슈퍼스타로서의 화려한 커리어를 이야기하면서도 리사가 자신의 연약한 면을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약한 면이 있다”고 말하면서, 힘들 땐 라우드 팀과 친구, 가족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다고 한다. 약한 면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고 단언하는 태도에는, 강인함과 솔직함이 함께 자리한다. 마음이 지칠 때에는 고양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드라이브를 하며 쇼핑을 즐기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채운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밤새 정주행한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팬들과의 소통 방식 또한 조금씩 변화를 맞고 있다. 요리를 잘 못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팬들과 함께 라이브로 요리를 하며, “여기서는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계속 질문을 던지는 모습처럼, 무대 밖에서는 일부러 완벽함을 내려놓고 평소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려 한다. 할로윈을 앞두고는 <러브, 데스 + 로봇>의 ‘히바로’ 캐릭터로 분장해 황금과 보석으로 뒤덮인 강렬한 이미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화려한 콘셉트와 일상적인 소소함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이 균형이 지금의 리사를 만든다.

연말에는 태국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는 그는, 동시에 블랙핑크의 새 앨범과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이미 선공개곡 ‘뛰어(JUMP)’로 색다른 충격을 던진 만큼, 새 뮤직비디오와 앨범에서 펼쳐질 또 다른 모습에 자신감을 드러낸다. 불가리 주얼리와 함께한 이번 화보에서 리사는 압도적인 광채와 함께, 약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강렬한 무대, 섬세한 감정, 그리고 솔직한 고백까지. 여러 얼굴을 겹겹이 가진 한 사람의 이야기 위로 불가리의 빛이 얹히며, 지금의 리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입체적인 ‘뉴 우먼’에 가까워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