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영의 솔직한 9월, 빛날 준비 됐규? 코스모폴리탄 2025.9 화보

박규영이 코스모폴리탄 창간 25주년 커버를 장식했다. ‘오징어 게임’의 ‘노을’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그는 담담한 어조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스스로의 리듬을 지키는 법을 들려준다. 거대한 관심 속에서도 마음이 붕 뜨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연기자로서 한 층 자유로워졌다고 고백한다. “한 작품의 캐릭터를 연기한 것뿐”이라 말하는 태도는 겸손 그 이상으로, 다음 국면을 준비하는 차분한 자신감에 가깝다.


화보 속 박규영은 구찌의 테일러링과 페미닌한 실루엣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코튼 울 재킷과 실크 톱, 펜슬 스커트에 페이턴트 펌프스를 매치해 강약이 분명한 라인을 그려내고, 플란넬 재킷과 코튼 톱, 팬츠 위에 메탈 체인 네크리스를 더해 절제된 광택을 강조한다. 미니드레스와 소프트빗 숄더백, 시에나 백으로 이어지는 액세서리 플레이는 계절의 질감을 고급스럽게 끌어올리며, 레더 펜슬 스커트와 오버사이즈 재킷 스타일링에서는 커리어 우먼 무드를 또렷하게 보여준다.
인터뷰에서 그는 ‘노을’을 통해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많은 시선이 얽히는 직업이지만, 작은 농도의 변화를 스스로 감지하고 키워낸 시간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나인 퍼즐>의 ‘승주’, <스위트홈>의 ‘지수’까지 이어지는 필모그래피는 담백하고 드라이한 연기톤으로 현실감을 살리는 그의 장점을 증명한다. 평소의 성향이 자연스레 투영되지만, 때로는 레벨을 올려 새로운 시도를 고민한다는 대목에서 배우로서의 갈증과 성실함이 읽힌다.


차기작에 대한 힌트도 흥미롭다.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는 지금까지 중 가장 강한 전투력을 지닌 인물 ‘재이’를 예고했다. 신체적·정신적 난관을 뚫고 나가는 캐릭터를 위해 액션을 공들여 준비했다는 말에서, 장르적 쾌감과 서사적 밀도를 동시에 기대하게 만든다. 스크린과 OTT를 가로지르는 행보가 다음 커브에서 어떤 폭발력을 낼지, 팬들의 도파민을 충분히 자극한다.
무대 밖 박규영의 모습은 한결 소박하고 솔직하다. 최근 생일을 특별한 이벤트 없이 조용히 보냈지만 “다정하게 잘 살아왔다”는 안도와 감사가 남았다고. 힘든 산을 만나면 혼자 생각을 거슬러 올라가 답을 찾는 편이라는 그는,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기 위해 오늘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 해낸다. 예능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에서 보여준 날것의 일상, 마트에서 팬을 만나도 즐겁게 사진을 찍는 친근함, 그리고 ‘별거 아닌데 귀여운 순간들’을 기록하려 만든 인스타그램까지—그의 ‘멋짐’은 화려함보다 꾸밈없는 태도에서 완성된다.


뷰티 무드도 화보와 정교하게 호흡한다. 은은한 음영을 만드는 아이 팔레트, 혈색을 살리는 치크 & 아이 파우더, 촉촉한 글로우 립으로 ‘잘 살아 있는 얼굴’을 구현하고, 구찌 플로라 골저스 가드니아 오 드 퍼퓸 인텐스로 가을 공기에 맞는 잔향을 남긴다. 패션과 뷰티를 도구 삼아 캐릭터와 일상의 온도를 자유롭게 전환하는 방식 그게 바로 배우 박규영의 현재진행형 레시피다.
결국 이번 커버는 질문 하나를 남긴다. “빛날 준비, 됐규?” 대답은 이미 화보 곳곳에 적혀 있다. 구찌의 구조적인 재단과 유려한 라인, 그리고 박규영의 단단하고 솔직한 서사가 겹치며 만들어낸 9월의 장면들. 세계가 먼저 주목했고, 이제는 그 스스로 다음 장을 펼칠 차례다. 담대하지만 들뜸 없이, 담백하지만 심심하지 않게 박규영은 자신의 속도와 방식으로 더 멀리, 더 깊이 전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