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원더풀스’ 은채니로 돌아왔다…데뷔 30주년에 꼽은 결정적 장면

드레스 Loewe.

배우 박은빈이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의 은채니로 돌아왔다. 순간이동 능력을 얻은 엉뚱한 캐릭터부터 작품의 결정적 장면, 데뷔 30주년을 맞은 소감과 자신만의 히어로 마인드까지 박은빈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박은빈, 여름 화보에서 꺼내 보인 은채니의 엉뚱함

배우 박은빈이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의 은채니를 닮은 유쾌한 에너지로 코스모폴리탄 화보를 완성했다.

이번 화보는 싱그러운 여름 분위기 속에서 박은빈의 자연스럽고 장난스러운 얼굴을 담아냈다. 박은빈은 사진 촬영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면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의 감정을 빌려 카메라 앞에 선다고 설명했다.

이번 촬영에서는 ‘원더풀스’의 은채니가 지닌 엉뚱함과 자유로운 성격을 끌어왔다. 정적인 포즈에 머물기보다 몸을 움직이고 표정을 변화시키며 화보에 생동감을 더했다.

패션 역시 하나의 분위기로 고정되지 않았다. 로에베 드레스에서는 간결하고 우아한 모습을 보여줬고, 마린 세르 폴로 티셔츠와 페라가모 스커트 조합에서는 발랄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완성했다.

데님 베스트와 스커트, 지미추 스니커즈를 착용한 장면에서는 은채니의 거침없는 성격과 닮은 캐주얼한 에너지가 돋보였다. 니트 슬리브리스 톱과 데님 팬츠를 매치한 룩에서는 힘을 뺀 여름 데일리 스타일을 선보였다.

작품마다 새로운 인물로 변신해온 박은빈이지만, 이번 화보에서는 배우와 캐릭터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섞였다. 박은빈의 차분한 분위기 위로 은채니의 엉뚱한 표정이 번지면서 유쾌하고 신선한 장면이 완성됐다.

폴로 티셔츠 Marine Serre. 스커트, 뮬 모두 Ferragamo.

순간이동 능력을 얻은 은채니와 ‘원더풀스’의 이야기

‘원더풀스’는 종말론이 퍼지던 1999년을 배경으로 한다. 평범하고 어딘가 부족해 보이던 동네 사람들이 뜻밖의 사건으로 초능력을 얻고, 세상을 위협하는 존재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은빈이 연기한 은채니는 순간이동 능력을 지닌 인물이다.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힘을 얻었지만, 그 능력은 채니가 오랫동안 품고 살아온 결핍과 맞닿아 있다.

박은빈은 은채니를 세상을 향해 마음이 비뚤어진 인물로 바라봤다. 건강 문제로 자유롭게 여행하거나 원하는 곳으로 떠날 수 없었던 사람이 어느 날 순간이동 능력을 갖게 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채니와 함께하는 손경훈과 강로빈 역시 자신에게 없던 것을 초능력으로 얻게 된다. 끈기가 부족했던 경훈은 무엇이든 붙잡을 수 있는 능력을 얻고, 유약했던 로빈은 강한 힘을 갖게 된다.

작품은 이처럼 결핍을 지닌 사람들이 자신이 원했던 힘을 얻었을 때 어떻게 변하고 행동하는지 묻는다. 겉으로는 유쾌하고 엉뚱한 코미디지만, 인물들의 내면에는 외로움과 상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박은빈은 이들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 아니라 아직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존재로 해석했다. 세상을 구한 뒤 모두에게 영웅으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서로가 서로의 노력을 알아주는 것만으로 충분한 위로가 된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데님 베스트, 데님 스커트 모두 We11done. 스니커즈 Jimmy Choo. 이너 티셔츠,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베스트, 데님 스커트 모두 We11done. 스니커즈 Jimmy Choo. 이너 티셔츠,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은빈이 꼽은 ‘원더풀스’의 결정적 장면

박은빈이 대본을 처음 읽으며 가장 강렬하게 기억한 장면은 은채니의 죽음을 암시하는 대사였다.

이야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공의 죽음이 언급되는 예상 밖의 전개는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박은빈 역시 이 장면을 기점으로 이야기에 깊게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결정적 순간은 후반부에 채니와 동료들이 힘을 합쳐 진짜 영웅으로 변화하는 장면이다. 겉보기에는 허술하고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서로의 능력을 믿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과정이 시원한 쾌감을 전한다.

‘원더풀스’의 인물들은 전형적인 슈퍼히어로와 거리가 멀다. 처음부터 강한 신념과 완벽한 능력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능력 사용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지만 바로 그 부족함 때문에 이들의 성장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서로의 힘으로 극복하며,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박은빈은 작품의 마지막에도 다양한 재미가 숨어 있다고 전했다. 본편의 결말뿐 아니라 후일담과 추가 장면까지 촘촘하게 배치돼, 시청자가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인물들의 세계를 조금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초능력자들이 악당과 싸우는 이야기를 넘어,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쓸모와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원더풀스’의 핵심인 셈이다.

니트 슬리브리스 톱 Eenk. 데님 팬츠 Re/Done.

불의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박은빈의 히어로 마인드

극 중 은채니와 동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영웅이 된다면, 현실의 박은빈 역시 자신만의 히어로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박은빈은 불의하거나 비합리적인 일을 마주했을 때 무조건 외면하거나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타협할 수 없는 지점에서는 스스로 논리를 정리하고 생각을 표현하려 노력한다.

물론 매 순간 목소리를 크게 내거나 갈등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박은빈은 상황을 참는 것과 자신의 의견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른이 되면서 무조건 참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상대에게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연습하고 있다.

작품 선택에서도 이러한 용기가 드러난다. ‘무인도의 디바’의 밝고 씩씩한 서목하, ‘하이퍼나이프’의 강렬한 정세옥, ‘원더풀스’의 엉뚱한 은채니는 쉽게 하나로 연결하기 어려운 인물들이다.

박은빈은 어린 시절에는 변화를 불안정하게 느꼈지만, 지금은 변화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신도 알지 못했던 얼굴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매 작품마다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하고, 그 선택을 시청자와 팬들도 함께 좋아해줄 때 배우로서 큰 의미를 느낀다고 전했다. 익숙한 성공 공식을 반복하기보다 매번 다른 인물을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 톱 Loewe.
드레스 Loewe. 슈즈 Cueren.

데뷔 30주년, 캐릭터와 함께 넓어진 박은빈의 세계

2026년은 박은빈에게 데뷔 3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다.

평소 몇 주년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함께한 팬들이 데뷔 30주년을 특별하게 기다려준 덕분에 박은빈 역시 이 시간을 기념할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원더풀스’를 비롯해 새로운 작품들이 공개되고,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 팬들이 기뻐할 순간을 상상하며 밤늦게까지 여러 아이디어를 떠올린다는 이야기에서 팬들을 향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원더풀스’는 박은빈에게 오랜만에 밝고 유쾌한 캐릭터를 만난 작품이기도 하다. ‘청춘시대’의 송지원을 좋아했던 시청자라면 은채니에게서 비슷한 생기와 자유로운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두 인물이 놓인 상황과 작품의 장르는 다르지만, 주변의 분위기를 바꾸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웃음을 만드는 점에서는 닮은 구석이 있다. 송지원 이후 약 10년 만에 다시 밝은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도 박은빈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함께 만든 유인식 감독과 재회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오랫동안 준비된 작품이 세상에 공개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만큼,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남다르다.

박은빈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들을 작품이 끝났다고 완전히 떠나보내지는 않는다. 한 인물을 이해하고 가까워지기 위해 들였던 시간과 노력, 그들에게서 받은 좋은 영향이 마음속에 흔적처럼 남는다고 표현했다.

그동안 만난 인물들이 마음속 여러 방을 채우고 있는 가운데, 은채니 역시 박은빈의 세계에 새롭게 들어온 친구가 됐다.

데뷔 30주년에도 박은빈은 완성된 배우로 머물기보다 새로운 인물과 계속 만나기를 선택하고 있다. 익숙함보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꾸준히 걸어온 박은빈이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폴로 티셔츠 Marine Se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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