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밤에도 꿈을 걷는 사람 [얼루어 화보]

박지현, 밤에도 꿈을 걷는 사람 [얼루어 화보]

style 691ee29b1cbc8

밤은 늘 같은 방식으로 찾아오지만, 그 밤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는 모두 다르다. <얼루어> 12월호 속 박지현은 서두르지 않는다. 빠르게 소비되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그는 여전히 느긋하게 꿈을 꾼다. 배우 박지현의 지금은 ‘도착’보다 ‘진행’에 가깝고, 완성보다 ‘열림’에 가깝다.

촬영 현장은 박지현에게 일이기보다 쉼에 가깝다. 하루의 유일한 휴일임에도 “지금 쉬고 있다”고 웃으며 말하는 태도에는 이 사람이 연기를 대하는 기본 온도가 담겨 있다. 작품과 작품 사이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달력보다 역할로 시간을 기억하게 된 삶. 박지현은 시간의 흐름을 붙잡기보다, 그 안에 스며드는 쪽을 택한다.

style 691ee2a0d9426

<은중과 상연>은 그의 궤적에서 중요한 분기점이다. 요즘 드라마로는 드물게 긴 호흡으로 이어진 이 작품은, 박지현에게 영화 세 편을 연달아 찍는 것과 같은 경험이었다. 20대에서 40대까지의 감정을 건너는 과정은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였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연기를 대하는 태도뿐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 자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진심으로 성장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라 체감에 가깝다.

style 691ee2a79d8ff

그가 말하는 ‘귀인’이라는 단어도 인상 깊다. 함께한 감독, 작가, 배우들을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현. 박지현은 인연을 결과로 계산하지 않는다. 대신 받은 만큼, 혹은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돌려주고 싶어 하는 쪽에 가깝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도, 상대를 유심히 관찰하는 시간이 먼저다. 그런 태도는 연기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시선, 감정을 단정 짓지 않으려는 거리감.

요즘 박지현이 가장 갖고 싶은 건 ‘시간’이다. 쉬고 싶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예전에는 촬영이 아니면 집 안에 머무르던 사람이, 이제는 틈이 생기면 삶 쪽으로 한 발 더 나아간다. 옷차림도, 하루를 설계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촬영이 끝난 뒤의 저녁을 설레며 기다리는 사람. 그 변화는 거창하지 않지만 분명하다.

style 691ee2b5448e3

<은중과 상연>이 던진 질문은 삶과 죽음, 그리고 감정의 결에 관한 것이었다. 박지현은 이 작품을 통해 “오늘 하루를 더 재미있게, 더 충실하게 살자”는 쪽으로 생각이 이동했다고 말한다.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 줄어든 시대에, 이 드라마가 많은 여성 시청자에게 오래 남은 이유도 그 지점에 있다. 은중과 상연이라는 두 인물은 선과 악의 대비가 아니라, 누구 안에나 공존하는 내면의 얼굴이었다.

style 691ee2bc3e80b

질투, 부러움, 시기 같은 감정에 대한 그의 해석도 또렷하다. 인정하는 순간 원동력이 되고, 외면하는 순간 독이 되는 감정. 박지현은 상연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그 미묘한 경계를 연기했다. 그래서 이 인물은 비난의 대상이면서도 동시에 이해의 대상이 된다. 그는 시청자의 반응까지 포함해 작품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받아들이는 방식은 각자의 몫이라는 태도에서, 배우로서의 성숙함이 드러난다.

작품 선택은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선택지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게 많아졌고, 좋은 글도 많아졌다. 그래서 하나를 고르는 일이 더 고민스러워졌다. 그럼에도 박지현은 지금 <내일도 출근>이라는 로맨틱 코미디를 통해 또 다른 얼굴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의 결핍과 상실을 지나, 드디어 작품 안에서 사랑을 만나는 역할. 그는 웃으며 말하지만, 이 변화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style 691ee2c9dfaa6

자유는 여전히 그의 중요한 가치다. 다만 지금의 자유는 책임을 동반한다. 원하는 걸 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지켜내기 위한 태도. 박지현은 여전히 꿈을 꾸는 사람이고, 동시에 그 꿈을 현실로 옮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밤은 또 찾아올 것이고, 그는 그 밤을 건너며 다음 장면으로 나아갈 것이다.

image 95
image 90
image 29
image 101
1
그림2 1
그림3ㅇㅇㅇ
전지현
그림33333
이성경
image 54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