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외상센터’ 천장미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하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의 이지연으로 돌아왔다. 미술을 전공하다 배우의 길을 선택한 과정부터 검사 역할의 차기작과 액션·사극에 대한 바람까지 하영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중증외상센터’ 천장미에서 ‘월간남친’ 이지연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에서 천장미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하영이 새로운 캐릭터로 돌아왔다.
코스모폴리탄이 공개한 화보와 인터뷰에서 하영은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의 이지연을 소개하며 전작과는 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월간남친’은 제목 그대로 남자 친구를 구독한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현실에서 연애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이 가상의 연애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로맨스를 경험한다는 설정을 담았다.
작품에는 풋풋한 첫사랑부터 재벌 남자 주인공, 액션 장르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까지 서로 다른 매력의 남자 친구들이 등장한다. 각기 다른 로맨스와 캐릭터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작품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하영이 연기한 이지연은 지수가 맡은 주인공 서미래의 가장 친한 친구다. 단조로운 생활을 이어가는 미래와 달리, 지연은 연애와 사랑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자유로운 인물이다.
하영은 미래를 차분한 뉴트럴 컬러에 비유한다면 지연은 여러 색이 섞인 무지개와 같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화보에서도 하영은 절제된 모노톤과 구조적인 의상을 소화하며 한 가지 색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얼굴을 보여줬다.
평소 하영은 털털한 성격이지만, 지연을 연기하면서 자신 안에 있던 여성스럽고 밝은 면을 극대화했다. 자유분방하고 활발한 성격은 실제 자신과 닮았지만, 사랑에 빠지는 방식이나 감정 표현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꺼내야 했다고 밝혔다.
천장미가 냉정한 의료 현장에서 책임감과 직업의식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면, 이지연은 사랑과 감정을 온몸으로 즐기는 인물이다. 상반된 두 캐릭터를 통해 하영은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미술을 공부하던 하영이 배우가 된 이유
하영은 처음부터 배우를 준비했던 인물이 아니다. 오랫동안 미술을 공부했고, 해외에서 대학원 과정까지 밟았다.
미술을 전공하던 시기에도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일을 좋아했지만, 직접 배우가 되겠다는 결심은 비교적 늦게 찾아왔다. 진로를 바꾸기로 했을 당시 가족은 졸업을 먼저 마치기를 바랐다고 한다.
졸업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공부한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영은 한번 결심하면 뒤를 돌아보지 않고 직진하는 성격이었다.
결국 한국으로 돌아온 뒤 연기와 작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연기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강한 끌림을 느꼈다. 첫눈에 마음을 빼앗긴 것처럼 연기 과정 자체가 즐겁고 짜릿했다고 회상했다.
배우의 길을 선택한 뒤에도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작품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고,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다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작품이 없을 때는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고, 다시 선택받을 수 있을지 조급해지는 순간도 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래서 하영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수 있는 매 장면을 더욱 소중하게 여긴다.
새로운 진로를 선택했던 결정은 당시에는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었지만, 하영은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미술을 통해 쌓아온 관찰력과 감각 역시 캐릭터의 분위기와 색을 해석하는 데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월간남친’의 미래를 뉴트럴 컬러, 지연을 무지개 컬러에 비유한 설명에서도 시각적인 이미지로 인물을 이해하는 하영의 감각이 드러난다.

하영에게 가장 특별한 캐릭터, 천장미
하영은 지금까지 맡은 역할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로 ‘중증외상센터’의 천장미를 꼽았다.
천장미는 중증외상팀을 지키는 시니어 간호사로, 급박한 의료 현장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업무를 해내는 인물이다. 강한 책임감과 사명감, 환자와 동료를 향한 애정이 캐릭터의 중심을 이룬다.
하영은 천장미의 성격이 실제 자신과 90% 이상 비슷하다고 느꼈다. 털털하고 솔직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드는 성격은 하영과 천장미가 닮은 지점이다.
반면 직업적인 책임감과 사명감에서는 자신과 다른 부분도 발견했다. 하영은 천장미가 지닌 강한 직업의식과 타인을 위한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의료진의 현실적인 모습을 자세히 살펴봤다.
자문을 담당한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간호사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도 참고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뿐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과 판단을 거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중증외상센터’ 이후 하영에게는 더 많은 작품과 대본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 캐릭터의 비중이 커지면서 한 인물의 감정과 배경을 이전보다 깊게 생각해야 하는 순간도 많아졌다.
천장미를 보고 응급구조학과 진학을 결심했다는 팬의 이야기도 하영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자신이 연기한 인물이 누군가의 진로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배우로서 큰 보람을 안겼다.
하영은 팬들의 응원 역시 연기를 계속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의심하는 순간에도 작품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다시 현장으로 향할 힘을 얻는다.

검사 역할 차기작부터 액션과 사극 도전까지
하영은 ‘월간남친’ 이후 검사 역할을 맡은 새로운 작품으로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
의료 용어가 가득했던 ‘중증외상센터’에 이어 이번에는 법률과 관련된 전문적인 표현을 익혀야 했다. 낯선 법률 용어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반복해서 연습하고 주변의 도움도 받았다고 전했다.
하영은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만났을 때 강한 공감을 느낀다. 대본을 읽으며 실제 자신의 말투나 행동과 닮은 지점을 발견하면 마치 도플갱어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과 전혀 닮지 않은 인물에게도 큰 욕심을 느낀다. 캐릭터 안에서 익숙한 면을 하나도 찾을 수 없을수록 오히려 그 역할을 완성하고 싶다는 도전 의식이 생긴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는 액션과 사극을 꼽았다. 지금까지 보여준 현대극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몸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캐릭터나 시대적 배경이 뚜렷한 인물도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롤모델과 관련해서는 영화 ‘블루 재스민’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케이트 블란쳇을 언급했다. 배우의 연기와 작품의 연출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영화를 볼 때 큰 자극과 동기부여를 받는다고 밝혔다.
하영이 원하는 배우의 모습은 단순히 유명하거나 많은 작품에 출연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작품을 본 사람이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하거나, 힘든 삶을 견디는 데 작은 도움을 받았다고 느끼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 한다.
하영 역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보며 위로와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신이 연기한 인물을 통해 누군가에게 비슷한 감정을 건네고 싶다는 것이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직업과 삶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하영이 연기를 사랑하는 이유다. 한동안 특정 인물의 삶에 깊이 빠졌다가 작품이 끝난 뒤 그 인물과 헤어지는 과정은 어렵지만, 또 다른 캐릭터를 만나는 일은 새로운 인연을 시작하는 것처럼 설렌다.

화보 속 여백 같은 얼굴, 오래 달리는 배우를 꿈꾸다
이번 코스모폴리탄 화보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여백처럼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는 하영의 얼굴에 집중했다.
하영은 파비아나 필리피 재킷과 심플한 이너 톱을 매치한 룩에서 차분한 모습을 보여줬다. 잉크 코트와 자라 드레스를 조합한 장면에서는 길게 떨어지는 실루엣으로 서늘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에르뎀 재킷을 착용한 컷에서는 클래식하면서도 날카로운 인상이 돋보였다. 렉토 재킷과 레하 쇼츠, 셀프포트레이트 귀고리와 보테가 베네타 슈즈를 매치한 스타일에서는 절제된 의상 안에 현대적인 감각을 담았다.
슬리브리스 톱과 베일을 활용한 장면은 다른 화보 컷보다 몽환적이고 극적인 분위기를 드러냈다. 블랙과 화이트를 중심으로 한 간결한 스타일링은 하영의 얼굴과 표정이 화면의 중심이 되도록 했다.
화보 속 하영은 특정 캐릭터의 이미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보다 표정과 시선만으로 다양한 서사를 만들었다. 의료 현장을 지키던 천장미와 사랑에 솔직한 이지연, 앞으로 만날 검사 캐릭터까지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얼굴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촬영장 밖에서 하영은 자신만의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낸다. 보고 싶었던 드라마를 몰아서 시청하거나 음식을 주문해 먹고, 연기에 활용할 만한 장면을 발견하면 대본을 다시 펼쳐본다.
간단한 크로키를 그리거나 일기를 쓰는 일도 하영에게는 휴식이다. 배우의 삶을 시작하기 전 오랫동안 미술을 공부했던 시간이 지금의 일상에도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셈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고 영양제를 챙겨 먹으며 몸을 관리할 계획이다. 마음을 위해서는 책을 읽고 산책하며 하루에 한 번은 바깥 공기를 마시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하영의 목표는 단기간에 빠르게 달리는 배우가 아니라 지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는 배우다. 매 장면과 캐릭터에 애정을 쏟으면서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증외상센터’의 천장미를 시작으로 ‘월간남친’의 이지연과 새로운 검사 캐릭터까지, 하영은 익숙한 이미지를 반복하기보다 매번 다른 얼굴을 꺼내고 있다.
미술에서 연기로 방향을 바꿨던 과감한 선택처럼 앞으로도 액션과 사극, 새로운 직업과 삶을 향해 계속 나아갈 하영의 다음 장면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