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 은반을 내려도 멈추지 않는 우아함의 마법 [엘르 홍콩 8월호]

은퇴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존재감은 여전히 강렬하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2014년 소치에서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 등은 여전히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기록을 세운 점수, 두 번의 세계선수권 우승,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보여준 절제된 우아함과 기술력은 그녀를 ‘여왕’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게 만든다.
하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겸손하다. “운동선수로서의 제 이미지가 강하지만, 일상에서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에요.”라며 담담히 말한다. 이제는 은퇴 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조용한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여전히 따르는 것에 감사하며, “무엇을 하든 성실하게 임해 그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의 태도에는 깊은 책임감이 묻어난다.


은반 위에서의 단련된 성격은 지금도 그녀의 삶에 그대로 녹아 있다. 신예 피겨 선수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우리 세대보다 더 잘해줬으면 좋겠고, 그런 후배들을 응원하는 게 기쁘다”고 말한다. 또한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이나 촬영에서도 특유의 침착함과 섬세함으로 모든 과정을 성실히 소화하며 현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
그녀의 패션에 대한 철학은 피겨 의상에서 시작되었다. 의상 하나하나를 이야기와 감정을 담는 도구로 활용해온 그녀는 “디자인 과정에서 제 의견이 반영되기도 하고 때로는 제작을 다시 해야 하기도 했다”며 그 과정에서 느낀 부담감과 흥미를 솔직히 전했다. 특히 2013년 <레미제라블> 프로그램 의상은 그녀가 가장 아끼는 무대의상으로, 자신이 전 과정에 참여한 만큼 더욱 애착이 간다고 한다.


Dior와의 인연도 그런 연장선이다. 2018년부터 Dior의 한국 앰버서더로 활동하며 패션에 대한 이해와 감각을 넓혀가고 있다. “옷은 단순한 외형이 아닌 수많은 손길과 노력이 들어간 예술작품”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때로는 평소와 다른 도전을 통해 스스로의 경계를 넓히는 즐거움을 찾는다고 고백했다.
지금의 김연아는 특별함보다는 평범함 속의 안정에 더 집중하고 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 조용한 커피 한 잔, 청소와 정리로 채워지는 하루가 가장 소중하다고 말한다. “지금은 가족이 건강하고 평온하기만을 바란다”는 그녀의 말처럼, 금메달리스트의 삶은 이제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여전히 우아하게, 하지만 더욱 자신답게 나아가며 그녀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고 있다.












